ISA 계좌를 개설한 지 3년이 다 되어간다는 알림을 받았을 때, 솔직히 처음 든 생각은 “세금이 도대체 얼마나 나오는 거지?”였습니다. 가입할 때는 비과세라는 말에 혹해서 가볍게 개설했는데, 막상 만기가 코앞에 다가오니 손익통산이니 분리과세니 하는 단어들이 갑자기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제가 직접 정리하면서 알게 된 ISA 만기 세금 계산법과, 2026년에 확 달라진 비과세 한도까지 하나하나 짚어보려고 합니다. 해지할지, 연장할지, 연금으로 옮길지 고민 중인 분이라면 끝까지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먼저, 2026년에 뭐가 달라졌는지부터 확인하겠습니다
사실 이 부분을 모르면 세금 계산 자체가 의미가 없습니다. 올해부터 ISA의 핵심 숫자들이 상당히 바뀌었거든요.
비과세 한도부터 보면, 일반형은 기존 2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서민형과 농어민형은 4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2.5배 올랐습니다. 연간 납입한도는 2,000만 원에서 4,000만 원으로, 총 납입한도는 1억 원에서 2억 원으로 두 배가 되었고요. 초과분에 적용되는 분리과세율 9.9%와 의무 가입 기간 3년은 그대로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미 ISA를 보유하고 계신 분이라면 별도 신청 없이 2026년 1월 1일 이후 발생하는 순이익부터 확대된 비과세 한도가 자동 적용됩니다. 새로 가입하실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올해 상반기 중으로 국내 주식 장기투자를 위한 국민성장 ISA와 34세 이하 청년 대상의 청년형 ISA가 추가로 출시될 예정인데, 기존 ISA와 중복 가입이 가능합니다. 단, 국민성장 ISA와 청년형 ISA 둘 사이에서는 하나만 선택해야 합니다.
ISA 만기 세금, 실제로 이렇게 계산됩니다
ISA의 세금 구조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만기까지 모아뒀다가, 한 번에 정산한다”입니다. 일반 계좌에서는 이자나 배당이 들어올 때마다 15.4%를 떼는 반면, ISA는 만기 해지 시점에 계좌 안의 모든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서 순이익에만 과세합니다. 이 합산 과정을 손익통산이라고 부릅니다.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3년 동안 ISA 안에서 A 국내 ETF로 800만 원 이익, B 해외 ETF(국내 상장)로 200만 원 손실, C 예금에서 100만 원 이자가 발생했다고 해볼게요. 일반 계좌였다면 이익이 난 A와 C의 합계 900만 원에 대해 15.4%인 약 138만 6천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손실이 난 B는 아무 혜택이 없고요.
그런데 ISA 계좌에서는 이렇게 됩니다. 먼저 손익통산을 합니다. 800만 원(이익) – 200만 원(손실) + 100만 원(이자) = 순이익 700만 원이 됩니다. 여기서 일반형 비과세 한도 500만 원을 빼면 과세 대상은 200만 원뿐입니다. 이 200만 원에 분리과세 9.9%를 적용하면 세금은 19만 8천 원입니다. 일반 계좌의 138만 6천 원과 비교하면 약 119만 원을 아끼는 셈이죠.
참고로, ISA 안에서 국내 주식(코스피·코스닥 개별 종목) 매매차익은 원래 비과세이기 때문에 손익통산 대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ISA의 절세 효과는 ETF·펀드·채권·예금의 이자와 배당에서 진짜 위력을 발휘한다는 점을 기억해두세요.
만기가 됐다면, 세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합니다
의무 가입 기간 3년이 지나고 만기에 도달하면, 보통 30일 이내에 다음 중 하나를 결정해야 합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방치하면 비과세 혜택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첫 번째, 해지 후 재가입하는 방법입니다. 흔히 ‘풍차돌리기’라고 부르는 전략인데, 3년간 쌓인 순이익이 비과세 한도(일반형 500만 원)를 이미 넘었다면 이 방법이 가장 유리합니다. 해지하면 비과세 한도까지의 세금 혜택을 정산받고, 새로 가입하면 비과세 한도가 다시 0원부터 시작되거든요. 다만 해지 전에 반드시 보유 중인 ETF나 펀드를 모두 매도해서 현금화해야 합니다. 평가 이익이 아니라 확정 이익에만 비과세가 적용되니까요.
두 번째, 만기 연장입니다. 순이익이 아직 500만 원에 못 미친다면, 굳이 해지할 이유가 없습니다. 연장하면 비과세 한도를 계속 활용할 수 있고, 원하는 시점에 해지하면 됩니다. 연장 횟수에 제한은 없고, 증권사 앱이나 은행에서 간단히 신청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연금저축이나 IRP로 이전하는 방법입니다. 이게 숨은 보너스 혜택인데, 만기 해지 후 60일 이내에 ISA 자금을 연금저축 또는 IRP 계좌로 옮기면 이전 금액의 10%, 최대 300만 원까지 추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추가 공제는 기존 연금 세액공제 한도 900만 원과 별개이기 때문에, 연금 계좌 쪽에서 총 1,200만 원까지 공제를 받는 길이 열립니다. 노후 준비와 절세를 동시에 챙기고 싶은 분에게는 이 방법이 가장 매력적입니다.
풍차돌리기, 나에게 맞는지 따져볼 포인트
풍차돌리기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본인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할 부분이 있어요.
순이익이 비과세 한도를 넘었다면 해지 후 재가입이 유리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서민형으로 가입했던 분이 해지 후에 소득이 올라 서민형 자격(총급여 5,000만 원 이하 또는 종합소득 3,800만 원 이하)을 잃으면, 재가입 시 일반형으로 전환되어 비과세 한도가 500만 원으로 줄어듭니다. 서민형의 1,000만 원 한도를 유지하고 싶다면 소득 요건을 꼭 확인하세요.
또 하나, 해지할 때 계좌 안에 남아있는 미매도 주식이나 펀드에서 나중에 발생하는 배당이나 이자는 ISA 비과세가 적용되지 않고 일반 과세(15.4%)가 붙습니다. 해지 전에 전부 정리하는 습관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중도 해지는 왜 손해인지, 숫자로 보여드립니다
의무 가입 기간인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해지하면, ISA가 제공하는 모든 세제 혜택이 소멸됩니다. 비과세 한도 0원, 분리과세도 적용되지 않고, 발생한 이익 전체에 대해 일반 과세율 15.4%가 적용됩니다.
위의 예시를 다시 가져와 볼게요. 순이익 700만 원에 대해 일반 과세로 계산하면 700만 원 × 15.4% = 107만 8천 원이 세금으로 빠집니다. 만기까지 기다렸다면 19만 8천 원이면 끝났을 텐데, 88만 원을 더 내는 셈입니다. 급하게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중도 해지는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참고로, ISA에서는 납입 원금 범위 내에서 중도 인출이 가능합니다. 단, 인출한 금액만큼 납입 한도가 영구적으로 줄어들고 복구되지 않으니, 정말 필요한 경우에만 최소한으로 빼시는 것을 권합니다.
2026년 하반기, 국민성장 ISA와 청년형 ISA가 나옵니다
기존 ISA 만기를 앞둔 분이라면 이 부분도 함께 고려해보실 만합니다. 올해 정부가 발표한 ‘생산적 금융 ISA’는 국내 주식 장기투자에 특화된 ISA 두 종류를 말합니다.
국민성장 ISA는 19세 이상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기존 ISA와 중복 보유가 됩니다. 국민성장펀드·국내 주식·BDC(기업발전회사) 등에 투자하면 기존 ISA보다 강화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청년형 ISA는 만 19~34세, 총급여 7,500만 원 이하 청년 대상으로, 납입금 자체에 소득공제까지 붙는 파격적인 상품입니다.
두 상품 모두 아직 세법 개정을 거쳐야 출시되므로, 구체적인 수치와 시행일은 하반기에 확정될 전망입니다. 기존 ISA 만기 자금을 연금전환할지, 아니면 새 ISA에 재투자할지 선택지가 넓어진 셈이니 관련 뉴스를 꾸준히 지켜보시면 좋겠습니다.
정리하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점
ISA를 처음 만들 때는 “3년이나 묶어두라고?”라는 생각이 강했는데, 막상 만기를 앞두고 세금 계산을 해보니 생각보다 절약되는 금액이 꽤 큽니다. 특히 2026년부터 비과세 한도가 500만 원으로 올라간 덕분에, 웬만한 규모의 ETF 투자 수익은 세금 걱정 없이 온전히 챙길 수 있게 됐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순이익이 비과세 한도를 넘긴 상태라 풍차돌리기를 선택했고, 해지 자금 중 일부는 연금저축으로 옮겨서 추가 세액공제까지 받을 계획입니다. 여러분도 만기 알림이 왔다면 무심코 방치하지 마시고, 30일 이내에 본인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몇 분만 투자하면 수십만 원, 많게는 백만 원 이상 절세할 수 있으니까요.
[면책 조항] 본 글은 2026년 4월 기준 시행 중인 세법과 금융위원회 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생산적 금융 ISA(국민성장·청년형)의 세부 사항은 세법 개정 확정 시 변경될 수 있으므로, 투자 결정 전에 증권사·은행의 최신 공지를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