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저도 미국주식 수익이 제법 쌓였는데 매도 버튼을 누를 때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숫자가 있었습니다. 바로 22%라는 양도소득세율이었습니다. 수익의 거의 4분의 1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게 아까워서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었는데, 올해 3월부터 시행된 RIA 계좌(국내시장복귀계좌)라는 제도를 알게 되면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특히 5월 말까지 매도하면 양도세를 100% 감면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해외주식을 보유하고 계신 분이라면 반드시 알아두셔야 할 내용입니다.
RIA 계좌가 뭔지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처음 RIA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저는 해외 금융사 약자인 줄 알았습니다. 알고 보니 Reshoring Investment Account의 줄임말로, 우리말로는 국내시장복귀계좌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해외주식을 팔아서 그 돈을 국내 주식시장에 다시 투자하면 양도소득세를 깎아주겠다는 정부 정책입니다. 2026년 3월 23일에 정식 출시되었고, 2026년 12월 31일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영됩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서학개미 자금을 국내 증시로 유도하려는 목적이 있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양도세 부담을 줄일 수 있으니 서로 윈윈인 셈입니다.

RIA 계좌의 핵심 구조를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기존 계좌에 있던 해외주식을 RIA 전용 계좌로 옮긴 뒤 매도하고, 원화로 자동 환전된 자금을 국내 상장주식이나 국내 주식형 펀드, 예탁금에 1년간 투자하면 매도 시점에 따라 양도세를 50%에서 최대 100%까지 감면받는 구조입니다. 한 가지 반드시 기억하실 점은, 아무 해외주식이나 넣을 수 있는 게 아니라 2025년 12월 23일 결제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던 해외주식만 입고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5월 말 마감이 중요한 이유
저는 RIA 제도를 공부하면서 가장 먼저 눈이 간 부분이 바로 매도 시점별 감면율 차이였습니다. 같은 제도인데 언제 파느냐에 따라 세금이 완전히 달라지니까요.
| 해외주식 매도 결제일 | 양도소득세 감면율 | 실질 세율(기존 22% 기준) |
|---|---|---|
| 2026년 5월 31일까지 | 100% 공제 | 0% |
| 2026년 6월~7월 | 80% 감면 | 약 4.4% |
| 2026년 8월~12월 | 50% 감면 | 약 11% |
여기서 주의할 게 있습니다. 매도 시점의 기준은 주문 체결일이 아니라 결제일입니다. 미국주식은 현재 T+1 결제 방식(한국 시간 기준 T+2)이므로, 실질적으로 5월 29일(목) 미국장 마감 전까지는 매도 주문을 완료해야 5월 31일 이전 결제가 확정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 날에 몰리면 환전 처리나 시스템 지연 등 변수가 생길 수 있으니, 여유를 두고 움직이시는 게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RIA 계좌에서 엔비디아 주식 5,000만 원어치를 매도해 양도차익이 2,000만 원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기본공제 250만 원을 빼면 과세 대상은 1,750만 원이고, 여기에 22%를 적용하면 약 385만 원의 세금입니다. 5월 말까지 매도하면 이 385만 원이 0원이 되고, 7월까지 미루면 약 77만 원, 하반기까지 미루면 약 192만 원을 내야 합니다. 같은 주식을 파는데 시점만 다르면 수백만 원이 왔다 갔다 하는 셈입니다.

TIP
미국주식 외에 홍콩, 일본 등 다른 해외주식도 RIA 대상입니다. 다만 국가별로 결제 소요일이 다를 수 있으므로, 증권사 앱에서 종목별 결제일을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RIA 계좌 개설부터 매도까지 절차
솔직히 처음에는 복잡해 보였는데,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단순했습니다. 크게 네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증권사에서 RIA 전용 계좌를 개설합니다. 현재 국내 20여 개 증권사에서 개설 가능하며, 증권사별 1인 1계좌 원칙입니다. 다만 여러 증권사에 걸쳐 복수 개설은 허용되지만, 전 금융권 합산 납입 한도가 5,000만 원이라는 점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두 번째, 기존 계좌에 보유 중인 해외주식을 RIA 계좌로 입고합니다. 같은 증권사 내 대체입고가 가장 간편하고, 타사에서 옮기려면 먼저 해당 증권사의 일반 종합계좌로 이관한 뒤 RIA로 다시 입고해야 합니다. 입고 대상은 2025년 12월 23일 결제 기준 보유분만 해당됩니다.
세 번째, RIA 계좌 안에서 해외주식을 매도합니다. 매도 금액 기준으로 5,000만 원 한도 안에서만 가능합니다. 한도를 초과하는 수량은 출고하면 됩니다. 매도대금은 결제일에 원화로 자동 환전되며, 이 원화 환전일이 곧 납입일이 됩니다.
네 번째, 원화로 환전된 자금을 국내 자산에 투자하거나 예탁금으로 보유합니다. 투자 가능한 상품은 국내 상장주식, 국내 주식형 펀드(주식 비중 80% 이상), 국내 주식형 ETF, 예탁금입니다. 해외 자산이 편입된 ETF나 ETN, 해외주식형 펀드에는 투자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납입일로부터 최소 1년간 유지해야 세제 혜택이 확정됩니다.

5,000만 원 한도, 이렇게 계산됩니다
RIA 계좌를 처음 접하신 분들이 가장 헷갈려하시는 부분이 바로 5,000만 원 한도의 기준입니다. 양도차익이 5,000만 원이라는 뜻인지, 매도 금액 자체가 5,000만 원이라는 뜻인지 혼동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도는 양도차익이 아니라 매도금액 기준입니다. 매도 주문 시점의 전일 종가에 환율(매매기준율)을 곱한 원화 환산 금액이 기준이 됩니다. 예를 들어, 100달러짜리 주식 500주를 가지고 있고 환율이 1,000원이라면 매도금액은 5,000만 원이 됩니다. 이 안에서 발생한 양도차익만 감면 대상입니다.
그래서 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우선적으로 RIA에서 매도하는 것이 절세 효과가 훨씬 큽니다. 같은 5,000만 원 매도라 하더라도, 취득 원가가 3,000만 원인 종목(차익 2,000만 원)과 취득 원가가 4,500만 원인 종목(차익 500만 원)은 감면받는 세금이 4배 가까이 차이 납니다. 한정된 한도를 어디에 쓰느냐가 곧 절세의 핵심입니다.
주의
5,000만 원 한도는 전 증권사 합산입니다. A증권사 RIA에서 3,000만 원 매도하고 B증권사 RIA에서 2,000만 원 매도하면 한도가 소진됩니다. 복수 증권사를 이용할 경우 한도 관리에 각별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모르면 추징당하는 RIA 주의사항
저도 처음에는 “매도하고 1년 묶어두면 끝 아닌가?”라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함정이 적잖이 숨어 있었습니다. 모르고 넘어가면 받은 혜택을 전부 토해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첫째, 1년 의무 보유 기간 중 1원이라도 인출하면 세제 혜택 전체가 취소됩니다. 이건 납입원금 기준입니다. 다만 국내주식 매매로 발생한 수익이 납입원금을 초과하는 부분은 인출 가능합니다. 원금 자체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둘째, RIA 외 다른 계좌에서 해외주식을 순매수하면 감면 혜택이 줄어듭니다. 이게 가장 많은 분들이 놓치는 부분입니다. 2026년 한 해 동안 일반 계좌, ISA, 연금계좌 등 어디에서든 해외주식이나 해외 ETF/ETN, 해외주식형 펀드를 매수하면 그 순매수 금액에 비례해 RIA 감면 혜택이 차감됩니다. 심지어 정기자동매수 설정도 포함됩니다. 연금저축에서 자동으로 매수되는 해외 ETF가 있다면 지금 당장 확인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셋째, 국내 투자 가능 상품을 잘못 고르면 안 됩니다. RIA에서 투자할 수 있는 건 국내 상장주식과 국내 주식 비중 80% 이상인 펀드, 국내 주식형 ETF, 예탁금뿐입니다. 해외 자산이 편입된 ETF, ETN, DR은 매수 불가이며, 잘못 매수할 경우 계좌 운용 규정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넷째, 2025년분 양도소득세 신고는 별개입니다. RIA 계좌의 세제 혜택은 2026년에 RIA 내에서 매도한 해외주식에 한해 적용되는 것이지, 2025년에 이미 발생한 양도차익과는 무관합니다. 올해 5월 양도세 신고 기간에 2025년분 해외주식 양도소득을 별도로 신고해야 하며, 증권사 대행 서비스를 활용하면 편리합니다.

RIA 계좌에서 보유 중이던 해외주식에서 주식배당이 발생하면, 해당 주식은 RIA 내 재투자가 불가하므로 입고 직전의 일반계좌로 자동 대체됩니다. 현금배당은 자유롭게 운용 가능합니다.
RIA vs ISA vs 연금저축, 뭐가 다를까
절세 계좌라고 하면 ISA나 연금저축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RIA는 이들과 성격이 많이 다릅니다. 제가 직접 세 가지를 비교해 보면서 느낀 점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 구분 | RIA 계좌 | ISA 계좌 | 연금저축 |
|---|---|---|---|
| 절세 대상 |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 이자·배당소득(손익통산) | 납입액 세액공제 + 연금소득세 |
| 감면 혜택 | 양도세 50~100% 감면 | 200~400만 원 비과세 | 최대 900만 원 세액공제 |
| 의무 보유 | 납입일 기준 1년 | 3년(일반형) / 비과세 유지 조건 | 55세 이후 연금 수령 |
| 투자 대상 | 국내주식·국내 주식형 펀드·예탁금 | 국내외 주식·ETF·펀드·예금 | 펀드·ETF·예금 |
| 운영 기간 | 2026년 한시 운영 | 상시 운영 | 상시 운영 |
| 주의사항 | 타 계좌 해외주식 순매수 시 감면 축소 | 중도 해지 시 세금 추징 | 중도 해지 시 기타소득세 16.5% |
핵심적인 차이는 이렇습니다. ISA와 연금저축은 장기 투자를 위한 상시 절세 계좌이고, RIA는 2026년 한 해만 운영되는 한시적 양도세 감면 계좌입니다. 서로 대체 관계가 아니라 보완 관계이지만, 올해 안에 해외주식을 정리할 계획이 있다면 RIA를 먼저 활용하고, 장기 투자용 자금은 ISA나 연금저축에 넣는 식으로 역할을 나누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ISA나 연금저축에서 해외 ETF를 매수하면 RIA 감면 혜택이 줄어들 수 있으니 동시 운용 시 순매수 내역을 꼼꼼히 체크하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RIA 계좌의 큰 그림이 그려지셨을 것 같습니다. 복잡해 보이지만 핵심만 추리면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결국 RIA 계좌는 한 번만 제대로 이해하면 그다음부터는 훨씬 수월해집니다. 5월 말이라는 시간 제한이 있어서 조급해질 수 있지만, 오히려 마감이 있기에 지금 바로 움직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처음이 어렵지, 증권사 앱을 열고 계좌 개설 버튼을 누르는 순간 절반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 글이 해외주식 양도세 때문에 고민하셨던 분들의 첫걸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투자에는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으며, 모든 금융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금리·세율·제도는 변동될 수 있으므로 최신 정보는 금융감독원 또는 금융기관 공식 채널을 통해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