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P 디폴트옵션 수수료와 수익률 비교, 알고 가입하자


솔직히 퇴직연금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머리가 복잡해지는 분이 적지 않을 겁니다. 저도 한때 회사에서 DC형 퇴직연금을 가입해놓고 몇 년을 아무 운용 지시 없이 그냥 방치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어느 날 수익률을 확인해보니 연 2%대에 머물러 있더군요. 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숫자를 보면서 뒤늦게 디폴트옵션이라는 제도를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IRP 디폴트옵션의 수수료 구조와 수익률을 유형별로 비교하고, 어떤 선택이 나에게 맞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디폴트옵션이란 무엇인가

처음 디폴트옵션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저는 자동으로 뭔가 좋은 상품에 넣어준다는 의미로 단순하게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구조가 꽤 촘촘합니다.

디폴트옵션은 정식 명칭으로 사전지정운용제도라고 합니다. DC형 퇴직연금이나 개인형 IRP에서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일정 기간(보통 4주) 경과 후 사전에 지정해둔 상품으로 자동 운용되는 방식입니다. 2022년 7월에 도입된 이 제도는 퇴직연금 적립금이 예금에만 방치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디폴트옵션 상품은 위험도에 따라 4단계로 분류됩니다. 초저위험, 저위험, 중위험(중립투자형), 고위험(적극투자형)으로 나뉘는데요. 초저위험은 원리금보장 상품 위주로 구성되고, 고위험으로 갈수록 TDF(타깃데이트펀드)나 혼합형 펀드의 비중이 높아집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TDF가 디폴트옵션의 적격 상품으로 인정받으면 위험자산 편입 한도 70% 제한 없이 100%까지 담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일반 펀드와는 규정이 다른 셈이니 이 부분은 꼭 기억해 두시길 바랍니다.

DC와 IRP를 모두 가지고 있다면, 디폴트옵션은 계좌별로 각각 지정해야 합니다. 하나만 설정한다고 나머지에 자동 적용되지 않습니다.

유형별 수익률, 얼마나 차이 날까

숫자 앞에서는 감정이 필요 없다는 말이 있지요. 그래서 수익률 데이터를 먼저 꺼내보겠습니다. 실제 차이를 보면 꽤 놀라실 수도 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공시한 2025년 4분기 기준 디폴트옵션 수익률을 보면, 투자 유형별 성과가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적극투자형(고위험)의 연간 수익률은 14.93%를 기록했고, 중립투자형은 10.81%, 안정투자형은 7.47%, 그리고 안정형(초저위험)은 2.63%에 머물렀습니다. 같은 디폴트옵션 제도 안에서도 유형 선택에 따라 수익률이 5배 이상 벌어지는 셈입니다.

투자 유형 위험 등급 연간 수익률 적립금 비중
안정형 (초저위험) 원리금보장 위주 2.63% 85.4%
안정투자형 (저위험) 채권+소량 주식 7.47% 7.8%
중립투자형 (중위험) 주식+채권 혼합 10.81% 4.2%
적극투자형 (고위험) TDF·주식형 펀드 14.93% 2.6%

눈에 띄는 점은 전체 적립금의 85%가 안정형(초저위험)에 몰려 있다는 사실입니다. 가입자의 약 79%가 초저위험을 선택하고 있어, 디폴트옵션 전체 평균 수익률이 3.7%로 끌어내려지고 있습니다. 적극투자형이 15%에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가입자가 이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셈입니다.

물론 원금 손실이 걱정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됩니다. 하지만 퇴직연금은 10년, 20년 이상 장기로 운용하는 자산인 만큼, 물가 상승률(최근 3~4%)조차 못 따라가는 안정형만 고집하면 오히려 실질 자산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디폴트옵션 수수료 구조 파헤치기

수익률만 보고 결정하기엔 한 가지 빠진 퍼즐이 있습니다. 바로 수수료입니다. 아무리 수익률이 높아도 수수료가 수익을 갉아먹으면 의미가 반감되니까요.

IRP 디폴트옵션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는 계좌 수수료(운용관리수수료 + 자산관리수수료)이고, 둘째는 디폴트옵션 상품 자체의 보수(펀드 보수, TDF 총보수비용)입니다.

계좌 수수료부터 보겠습니다. 금융사별로 운용관리수수료와 자산관리수수료를 합산하면 연 0.2%~0.5% 수준인데, 최근 대부분의 증권사가 비대면 개설 시 이 수수료를 0원으로 면제해주고 있습니다. 삼성증권은 2021년부터 다이렉트 IRP의 운용관리·자산관리 수수료를 무료로 운영 중이고, KB증권도 비대면 개설 시 평생 무료 혜택을 제공합니다.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증권사도 비대면 기준으로 수수료를 면제하는 추세입니다.

반면 은행에서 대면으로 가입한 IRP의 경우 운용관리수수료가 연 0.2~0.4% 수준으로 여전히 부과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적립금이 1억 원이라면 연 20만~40만 원이 빠져나가는 셈이니, 장기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금액입니다.

두 번째로 디폴트옵션 상품 자체의 보수가 있습니다. 초저위험 상품은 정기예금이나 원리금보장형이라 별도 보수가 거의 없지만, TDF 기반의 중위험·고위험 상품은 합성 총보수비용(TER)이 연 0.6~1.0% 수준입니다. 패시브 형태의 TDF는 0.8%대, 액티브로 운용되는 TDF는 1.0%대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같은 적극투자형이라 하더라도 어떤 TDF를 편입했느냐에 따라 비용이 다르므로, 반드시 합성 총보수비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TIP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fine.fss.or.kr)에서 금융사별 퇴직연금 수수료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2026년 3월부터는 제도별·사업자별 수수료 금액 항목도 추가 공시되고 있어 더 정확한 비교가 가능합니다.

정리하면, 비대면 증권사 IRP를 활용하면 계좌 수수료는 0원으로 줄일 수 있고, 실질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디폴트옵션 상품의 펀드 보수뿐입니다. 이 비용을 최소화하려면 패시브 TDF를 중심으로 구성된 디폴트옵션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증권사별 디폴트옵션 수익률 비교

같은 유형의 디폴트옵션이라 해도 어떤 금융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꽤 다릅니다. 저도 처음엔 다 비슷할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 공시 데이터를 보고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2025년 4분기 디폴트옵션 비교공시를 기준으로 보면, NH투자증권의 중립투자형 포트폴리오2가 연 수익률 14.52%로 증권업계 1위를 기록했습니다. 삼성증권의 디폴트옵션도 퇴직연금 전체 평균의 약 두 배 수준의 수익률을 보여줬고, 한화생명은 안정투자형과 중립투자형 부문에서 전체 사업자 중 1위를 차지했습니다.

금융사 유형 연간 수익률 특징
NH투자증권 중립투자형 14.52% 증권업 중립투자형 1위
한화생명 안정투자형 16.27% 안정투자형 전체 1위
삼성증권 적극투자형 퇴직연금 평균의 약 2배 ETF 자산 급증 견인
대신증권 IRP 전체 5.89% (10년 평균) IRP 10년 연평균 수익률 1위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특정 분기에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해서 항상 그 수준이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디폴트옵션 수익률은 분기마다 변동하므로, 1년 수익률뿐 아니라 3년·5년 장기 수익률까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분기별로 공시하는 디폴트옵션 수익률 비교표를 정기적으로 확인하시면 좋겠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상황별 추천, 나에게 맞는 유형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답이 있을 리는 없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남들 따라 안정형으로 설정했다가, 나중에 제 상황에 맞게 바꾼 경험이 있습니다.

은퇴까지 15년 이상 남은 30~40대라면, 적극투자형이나 중립투자형을 선택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퇴직연금은 단기 투자가 아니라 수십 년에 걸친 장기 운용 자산이기 때문에, 단기 변동성보다는 장기 복리 효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적극투자형에 포함되는 TDF는 은퇴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자동으로 안정 자산 비중을 높이는 구조이므로, 초기에 공격적으로 시작해도 나중에 알아서 보수적으로 전환됩니다.

은퇴까지 5~10년 남은 50대라면, 안정투자형이나 중립투자형이 적합할 수 있습니다. 원금 손실 위험을 줄이면서도 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구간입니다. 안정투자형은 채권 비중이 높고 주식 비중이 낮아서 변동성이 작지만, 그래도 초저위험의 2.63%보다는 훨씬 나은 7%대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미 은퇴했거나 곧 연금 수령을 앞두고 있다면, 안정형(초저위험)을 유지하거나 원리금보장 상품에 편입하는 것이 무난합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전액을 초저위험에 넣기보다는 일부를 안정투자형에 배분하는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주의

디폴트옵션은 한번 설정하면 끝이 아닙니다. 언제든지 다른 유형으로 변경할 수 있고, 디폴트옵션으로 운용 중인 상품도 일부 또는 전부를 다른 상품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1~2년에 한 번은 수익률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조정하시길 바랍니다.

디폴트옵션 설정과 변경 방법

제가 직접 설정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리자면,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처음 한 번만 해보면 그다음부터는 5분이면 끝납니다.

대부분의 증권사와 은행에서 모바일 앱을 통해 디폴트옵션을 설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M-STOCK 앱에서 퇴직연금 메뉴에 들어가면 디폴트옵션 지정·변경 화면이 나옵니다. 원하는 위험 유형(초저위험~고위험)을 선택하고, 해당 유형 내에서 구체적인 포트폴리오 상품을 고르면 됩니다.

설정 절차를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먼저 본인의 퇴직연금 계좌가 있는 금융사 앱에 로그인합니다. 퇴직연금(DC 또는 IRP) 메뉴로 이동한 다음, 디폴트옵션 설정 화면을 찾습니다. 위험 유형과 상품을 선택한 후 확인을 누르면 완료됩니다. 변경 역시 같은 경로에서 새로운 유형을 선택하면 적용됩니다.

한 가지 알아두실 점은, 디폴트옵션은 기존에 이미 운용 중인 상품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디폴트옵션은 향후 운용 지시가 없을 때 자동으로 적용되는 설정이므로, 이미 담고 있는 상품을 바꾸려면 별도로 매도·매수 지시를 해야 합니다. 이 부분을 혼동하시는 분이 꽤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IRP 디폴트옵션과 절세 전략

수익률과 수수료만큼 중요한 것이 세금입니다. 퇴직연금은 잘 활용하면 상당한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구조인데, 의외로 이걸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분이 많습니다.

IRP에 개인이 추가로 납입하는 부담금은 연금저축과 합산하여 연간 최대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라면 납입액의 16.5%, 5,500만 원을 초과하면 13.2%가 돌아옵니다. DC형 퇴직연금에 개인이 추가로 납입한 금액도 IRP와 합산하여 같은 한도 안에서 공제됩니다.

예를 들어 총급여 4,000만 원인 직장인이 IRP에 연 700만 원을 추가 납입하면, 700만 원 x 16.5% = 115만 5천 원을 연말정산에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연 수익률 16.5%에 해당하는 확정 수익을 얻는 셈이니, 디폴트옵션의 수익률에 세액공제 효과까지 더하면 실질 수익은 상당히 높아집니다.

또한 IRP에서 발생하는 운용 수익(배당, 매매차익)은 인출 시점까지 과세가 이연됩니다. 일반 계좌에서는 배당소득세 15.4%가 즉시 부과되지만, IRP 안에서는 그 세금이 유보되어 복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하면 퇴직소득세의 70%만 연금소득세로 납부하고, 연금소득세율도 3.3~5.5% 수준이어서 일반 금융소득세보다 훨씬 낮습니다.

다만 중도 해지하면 기타소득세 16.5%가 부과되므로, 급하게 돈을 빼야 하는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여유 자금으로 납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인의 유동성 상황을 먼저 점검한 후 납입 금액을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국민연금공단 퇴직연금 안내

핵심 정리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디폴트옵션에 대해 이전보다 훨씬 선명한 그림이 그려지셨을 겁니다. 핵심만 다시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IRP 디폴트옵션 핵심 요약
  1. 디폴트옵션은 DC형·IRP 가입자가 운용 지시 없이 방치할 때 자동 운용되는 사전지정운용제도입니다
  2. 투자 유형별 수익률 차이는 5배 이상 — 적극투자형 14.93% vs 안정형 2.63% (2025년 4분기 기준)
  3. 계좌 수수료는 비대면 증권사 개설 시 0원, 실질 비용은 TDF 등 상품 보수(연 0.6~1.0%)뿐입니다
  4. 은퇴까지 15년 이상이면 적극투자형, 5~10년이면 중립·안정투자형이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5. IRP 추가 납입 시 연 최대 900만 원 세액공제(13.2~16.5%) + 과세이연 + 낮은 연금소득세율로 3중 절세가 가능합니다
  6. 디폴트옵션은 언제든 변경 가능하며, 1~2년 주기로 수익률을 점검하고 재조정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Q. IRP 디폴트옵션 수수료는 별도로 내야 하나요?
A. IRP 계좌 자체의 운용관리·자산관리 수수료는 비대면 증권사 개설 시 대부분 무료입니다. 다만 디폴트옵션에 편입된 TDF나 펀드의 운용 보수(연 0.6~1.0%)는 상품 자체에서 자동 차감되므로 별도 납부는 아니지만 비용이 발생합니다.
Q. DC형과 IRP에서 디폴트옵션을 각각 따로 설정해야 하나요?
A. 네, DC형과 IRP는 별도의 계좌이므로 디폴트옵션도 각각 지정해야 합니다. 하나를 설정한다고 다른 계좌에 자동으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Q. 디폴트옵션을 적극투자형으로 바꾸면 원금 손실이 날 수도 있나요?
A. 가능성은 있습니다. 적극투자형은 TDF나 주식형 펀드 비중이 높아 단기적으로 마이너스 수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퇴직연금은 장기 운용 자산이므로, 10년 이상 보유 시 원금 회복 및 복리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Q. 디폴트옵션 변경은 수수료가 드나요?
A. 디폴트옵션 유형을 변경하는 것 자체에는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다만, 기존에 운용 중이던 펀드를 매도하고 새로운 상품을 매수하는 과정에서 펀드 환매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상품별 약관을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Q. IRP 세액공제와 디폴트옵션은 어떤 관계인가요?
A. 직접적인 연결은 없지만, IRP에 추가 납입한 금액(연 최대 900만 원 한도, 연금저축 합산)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그 납입금이 디폴트옵션으로 운용되면 세액공제 혜택과 운용 수익률을 동시에 누릴 수 있습니다.

결국 디폴트옵션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번 제대로 이해하고 나면 퇴직연금을 훨씬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수수료는 비대면으로 줄이고, 수익률은 본인의 은퇴 시점에 맞는 유형을 골라 높이고, 세액공제까지 챙기면 삼박자가 맞는 셈이지요. 이 글이 여러분의 퇴직연금 점검에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본 글은 금융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나 금융 상품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에는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으며, 모든 금융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금리·세율·제도는 변동될 수 있으므로 최신 정보는 금융감독원 또는 금융기관 공식 채널을 통해 확인하세요.